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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이야기

1971년 홍콩의 중공 국경절 기념 광경

작성자
이상해요
작성일
2022-06-16 03:04
조회
93232


아시다시피 홍콩은 1997년 이전까지 영국령이었습니다.
다만 당시 홍콩 주민들은 스스로를 '영국 국적을 가진 중국인'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때문인지 1960~80년대 홍콩은 10월 즈음으로 해서 갖가지 국경일 장식으로 다채롭게 치장됐다고 합니다


중화민국을 지지하는 홍콩 주민들이 대다수였기에 대개 손문과 장개석, 장경국 총통의 초상화가 내걸리고 청천백일만지홍기로 건물이 장식되곤 했습니다만


특이하게도 중공의 10.1 국경절을 기념하는 홍콩 주민들도 소수 있었습니다


기념은 주로 홍콩에 파견된 중공 출신 근로자들과 연락원, 그리고 당시 홍콩 최대 노동조합이었던 공회연합회(工會聯合會) 주도로 이뤄졌는데


오성홍기와 모택동 초상화가 내걸리고, 유화국화(裕華國貨)와 같은 중공 상품전시장에서는 중공 건국 이래의 업적을 찬양하는 쇼윈도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여성 피복근로자 노동조합이 내건 중공 국경절 축하 간판 그림에 모택동 얼굴을 덧댄 모습이 매우 이질적입니다 모택동이 저렇게 몸이 건장할 리가 없어



홍콩 좌파 영화인들의 중공 건국기념일 연회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10.1 국경절은 홍콩의 공휴일로 지정됐는데 중국 본토와는 달리 10월 1일 단 하루만 휴일입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홍콩 깃발과 오성홍기 게양식이 열리고 밤에는 불꽃축제를 펼치는 식으로 이날을 기념했다고 하는데, 2019년 홍콩 민주항쟁과 코로나19를 거치며 불꽃축제는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비록 사그라들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공의 통제정책에 항거하는 대규모 민주화운동이 홍콩을 뜨겁게 달군 적이 있었지요. 그때가 기묘하게도 중공 수립 70주년 기념일과 맞닿아 있었는데, 당시 중공 매체에서는 영국 식민지 시기 동안 국경절을 기념한 소수 홍콩인의 사례를 끌고 와서 "홍콩인들은 식민지 동안에도 조국을 사랑하고 그리워했다"(...)라는 둥, "과거의 이런 모습과 비교했을 때 오늘날 소수 홍콩 과격분자들의 활동은 보기 민망하다"(...)라는 둥, 당의 선전 정책에 노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근데 2019년 홍콩 지방의회 선거에서 친중공 세력이 득표한 표가 30%대에 불과했다고 하는데 이건 왜 애써 외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아 그래서 선거제도를 바꿨구나


 


 


+ 여담으로 1997년 이후에도 자유중국의 10.10 쌍십절 행사는 일국양제라는 명목 하에 일부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개최되었는데, 홍콩 민주항쟁 이후로는 당국의 감시가 삼엄해져 더 이상의 행사가 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전체 2

  • 2022-06-17 11:26

    71년이면 아직 중공의 영향력이 커지기 전이었을 시절인데 대단합니다 ㄷ

    한편 홍콩 새 교과서에 홍콩이 영국의 식민지였던 것이 없다는 해설이 실렸단 소식도 생각납니다.

    아래 기사는 BBC라서 영국의 입장이 반영됐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61821333


    • 2022-06-17 17:44

      홍콩 반환식은 장식이었나보네요 \o/
      이제 7월 1일 반환기념일도 평일로 바꾸고 노동일로 해야(?)